욜로는 이미 다 죽고 골로 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같이 들려오던 단어가 하나 있었다.

바로 ‘욜로족

어원은 “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뿐이다)의 앞 글자를 딴 약자이다.

이 세대가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중후반.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취업난 속에서 2030 세대 사이에서 어차피 평생 일해도 괜찮은 집 한 채 못 산다라는 극심한 무력감이 팽배해지면서 이에 대한 방어기제로 집 사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지금 당장 맛있는 걸 먹고, 해외여행을 가고 명품과 외제차를 구입하며 현재를 즐기자는 쾌락주의적인 고상한 세대가 탄생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그때 당시에, 많은 젊은 세대는 물론 삶이 힘들거나 힘든 상황에 놓인 고령 세대들도 이에 동조하여 많은 욜로족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지금은 조롱거리로 소비되는 상황에 와있다.

저축은 하지 않고 쾌락만 좇는 무한 소비 생활을 지속적으로 해오는 와중에 코로나19 시기까지 겹치며 고금리·고물가·자산 거품의 붕괴까지 경험하며 사람들은 지금 저축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죽는다는 풍조가 확산된다.

그렇게 욜로족은 현재의 행복이 아닌 미래를 탕진한 대가였음이 증명되고,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서 욜로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입 밖으로 나오지 않게 되었다.

“우리가 가진 시간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많은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고 있을 뿐이다.”

-세네카

욜로족의 슬로건은 어차피 우리 세대는 망했고 늦었으니 지금이라도 즐기자는 것인데, 딱히 이 말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거나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러한 경우는 많이 있으니 말이다.

다만, 욜로족들이 지금에 와서 조롱거리로 몰락하게 된 결정적 요인은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언제든지 나락을 갈 수 있다는 전제하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두고 그 마인드를 이어나가며 자신의 신념을 관철했어야 하는 것인데 일본의 버블경제 시절처럼 이런 쾌락과 즐거움이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에 지배당한 것이다.

두 번째는 욜로족으로 살아갈 각오를 했다면 어떠한 난관이나 위기에 봉착하더라도 그 인생관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강단이 있어야 했으나 조금만 경제가 힘들어지고 미래가 불투명하게 되어버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포기하는 것을 보며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맞이하는 현재의 즐거움은, 결국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마약과 같다.”

-프리드리히 니체

‘자아찾기’로 포장된 얄팍한 인생의 철학을 깨달았다는 듯 행동한 민낯을 보면, 월급 200 ~ 300만원을 받으면서 고급 외제차를 할부로 끌고, 인스타그램 전시용으로 호캉스용 스위트룸을 잡거나 수백만 원이 우스운 명품을 마구잡이로 사 모습은 어떻게 보면 호쾌하고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욜로족은 어떠한 비전을 제시하는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든가 인생의 철학은 없었고, 그저 타인의 시선에 목매는 전형적인 자존감 낮은 한심한 인간의 모습이었다.

제3자의 입장에서 가장 통쾌하고 우스웠던 건,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코로나가 도래하면서 바뀐 욜로족들의 행동이었다.

미래를 대비하지 않고 탕진한 결과, 남은 것은 산더미처럼 쌓인 카드 빚, 원리금 상환, 자산 격차의 심화가 발생하면서 이제는 집은커녕 당장 내일의 생계와 노후를 위한 최소한의 존엄도 위협받으며 골로 가버린 그 씁쓸한 모습.

그렇게 열심히 저축하며 아등바등 생활비 아껴가며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던 사람들을 조롱하던 그 당당한 욜로족은 어디에 갔나?

“절약과 내실이 없는 자유는 오래갈 수 없으며, 순간의 사치는 결국 스스로를 노예의 삶으로 전락시킨다.”

– 아담 스미스

인생은 한 번뿐 즐기자(You Only Live Once)라는 말은, 아무 생각 없이 매일을 방탕하게 살자는 뜻이 아니라 한 번뿐인 내 삶을 미래를 위해 소중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자는 뜻이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절약을 하는 사람은 조롱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욜로족 처럼 방탕하게 살고 싶은 욕망을 절제하면서 미래를 위해 자신을 가꾸는 사람들이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보여주기 위한 위선적인 가짜 행복에 속지 않고 매일의 가치 있는 이상을 성실하게 살아오며 내실을 다지는 사람이 진짜 욜로족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