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었음 청년이 도대체 누구인가?
이제는 신문을 보건, 인터넷 서핑을 하건 유튜브나 뉴스 그 어떤 대중 매체에서도 쉽게 쉬었음 청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쉬었음 청년이란, 수능을 치고 대학에 입학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기업에 입사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그 과정에서 개인적, 사회적 여러 요인들로 인해 “직장인”이라는 이 한 발자국을 넘어서지 못하는 단계에 있는 청년을 의미한다.
물론 반드시 직장의 유무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며, 심리적, 건강과 관련한 문제들로 인해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고립되어 생활을 이어가는 집단도 이에 속한다.
1. 낙인과 편견
흔히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현재의 이권을 꽉 쥐고, 다음 세대에게 그 자리를 전혀 나누어 주지 않고 오히려 정년을 연장하면서 권력을 강화함으로써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이 세대는 위에 서술한 바와 같은 원인과 요인이 있음에도 “요즘 애들은 나약하다.”, “눈이 높아서 중소기업을 안 가려고 하니 저 꼴이 나지.”, “나 때는 밥만 주면 일을 했다.”라는 등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상처를 받은 청년들에게 다시 상처를 두 번 주는 행동을 한다.
2. 기성세대의 ‘그 때 그시절’
이들은 흔히 ‘경제 고도성장기‘의 기류에 편승해서 고등학교만 졸업했다면 공무원이나 은행원 정도의 직업은 아주 손쉽게 가질 수 있었고, 대기업 또한 갈 곳이 너무나 많아 원서만 지원하면 어디든 취업이 가능한 세대였다.
또한 현재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은행 이율이 두 자릿수를 기본으로 유지하던 시대적 배경하에서 성실히 일을 해서 은행에 저축만 꾸준히 했다면 소위 ‘괜찮은 집’ 한 채 정도는 마련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본인들이 누렸던 이 황금기 같은 시절을 보낸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나 때는’ 이라는 꼰대 같은 발상으로 완전히 달라진 지금의 힘든 시대를 겪어가는 청년 세대들에게 가혹하고도 낡은 잣대를 들이대는 오만함을 보인다.
3.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 그러나 열리지 않는 문
지금의 청년들은 토익 만점, 어학연수, 셀 수도 없이 많은 자격증, 인턴 경험 등 기성세대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노력으로 최고의 스펙들을 기본적으로 다들 갖추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상의 스펙들을 다들 갖추었음에도 대기업은커녕 중견기업 서류조차 통과하기 힘든 것이 현재의 잔혹한 현실을 말해준다.
청년들이 쉬게 된 것은 단순히 일하기 싫고 게을러서가 아니라 끝없는 경쟁과 실패 속에서 번아웃(Burnout)이 와서 지쳐버렸고, 사회의 비정상적인 구조 속에서 무기력감을 느껴 더 이상 어떠한 행동도 하지 못하는 우울감과 좌절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들이 대학을 다니면서 하는 노력만 하더라도 청년들을 손가락질하는 기성세대들의 평생 노력한 것을 상회할 정도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임에도 그들은 여전히 꼰대스러운 행동을 행한다.
4. 생존을 위한 숨 고르기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이지만, 이들은 게으르고 사회에 부적응한 것이 아니다. 미래를 책임질 우리의 희망을 짊어진 세대이다. 망가진 사회적 구조 속에서도 어떻게든 성인으로서의 역할을 해보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있는 이들에게 어떻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따뜻한 위로 한 마디를 건넬 수 없다면 차라리 말을 아껴라. 회사에서 임원들이 회식할 때, 조용히 카드만 주고 나가는 것처럼.
요즘 사회는 단 한 번의 실패. 아니, 단 한 번의 ‘미끄러짐’도 인정하지 않는 시대이다.
과정은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결과만을 바라볼 뿐이다.
적어도 사회가 이들이 쉬었음 청년이 되기까지의 성실함을 인정해 주고 박수를 쳐주었다면, 그들이 과연 그렇게 주저앉고 무력감에 빠졌을까? 나 또한 쉬었음 청년의 집단에 속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더 이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이제 세대의 끝자락에 서 있다. 몇 년 후면 주류적인 집단에서 멀어지고 소외될 날이 머지않았다. 그렇다면 자신들의 노후를 책임져주는 다음 세대들에게 충고보다는 따뜻한 이해와 보듬어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들이 다음 주류 세대가 되면 엄청난 질타를 받을 것이 뻔한데 조금은 줄여야 할 것이 아닌가.
마지막으로 장하준 작가의 “사다리 걷어차기”의 구절을 하나 남기면서 글을 마친다.
“사다리를 타고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뒤따라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그 사다리를 걷어차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