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평소에 신에 대해 아무런 고민도 신앙도 없이 살아가다가 그저 자신이 원하는 일의 결과 즉 연애, 사업, 취업 등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여지없이 하늘이 원망스럽다거나 신은 없다며 선택적 믿음을 발휘한다.

1. 습관성 원망
내가 경험하는 것 중 인간들이 가장 흔히 하는 신에 대한 원망의 패턴은 “나는 아무 잘못도 없이 잘 살아왔는데 하필 나한테 왜”라는 패턴과 신도 참 무심하시지의 패턴 두 가지가 대표적이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신께서는 다 뜻이 있다고 또는 늘 함께 하신다는 등 무한한 찬양을 하지만, 고작 주식만 투자하다가도 수익이 원하는 만큼 실현을 하지 못하면 바로 신은 없다고, 제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런 시련을 주시냐며 하소연을 한다.
최소한 신앙인이라면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일관성 있게 무한한 존재에 대하여 감정의 기복 없이 믿음을 주는 게 당연한 것이다.
2. 자판기로 전락한 신과 거래적 사고방식
“사람들은 자신의 기도가 응답받지 못했을 때 신을 부정하지만, 사실 그들은 신을 믿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믿었을 뿐이다.”
-체스터튼 (G. K. Chesterton)
선택적 신앙인들에게 신이나 하늘은 경외나 순리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동전을 넣으면 원하는 것이 뚝딱 나오는 자판기에 불과하다.
자신은 동전을 넣는 정성을 들였고, 원하는 음료를 선택했기에 내가 원하는 바를 신이 자판기 음료처럼 주어야 한다는 얄팍한 상업적 심리가 깔려있는 것이다.
생각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자판기를 발로 차면서 이 기계는 구시대적 물품을 아직도 판매하고 있다며 즉, 신은 없다며 분풀이하는 것과 같다. 결국 신에 대한 믿음과 세상의 순리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아닌, 오직 자기 욕망의 투사에 불과하다.
3. 삶 그 자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성숙함
세상과 인생은 그저 ‘나 하나 잘 되라고’ 만들어진 연극이 아니다. 진정으로 신을 경외한다면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도 이 또한 신께서 주신 기회와 시련이라고 받아들이고 믿음을 더 가지는 게 진정한 신앙인일 것이다.
끊임없는 실패와 상처의 순간조차 인생이라는 파도의 당연한 일부임을 인정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신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덤덤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 이겨내는 것이야말로 신앙인으로서 신과 삶을 대하는 성숙한 태도이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네 운명을 사랑하라. 이것이 삶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나의 눈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즐거운 학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