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력 만능주의가 만든 사회적 가스라이팅
우리가 살아가는 작금의 시대에서 목에 핏대를 세우며 싸우는 난제 중 하나는 바로 결국 재능이냐 노력이냐의 결론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을 몇 가지 말해보면, 노력파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노력만 하면 된다. 결국 인생을 좌우하는 것은 노력이고, 노력만 하면 안 될 것이 없다.
그만큼 노력해 보지도 않고 노력은 없다느니 그런 소리를 하는 거냐는 등의 주장을 한다.
반면 재능을 지지하는 쪽은 결국 노력을 해도 마지막에 판가름 나는 것은 재능이고, 노력을 하기 위한 엄청난 끈기조차도 재능의 영역이다.
음악, 스포츠, 공부 등 다방면의 분야에서 수많은 재능의 벽을 많이 느껴보지 않았냐는 등의 주장을 한다.
재능을 이기려 했던 경험, 그리고 뼈아픈 인정
우선 나는 재능의 영역을 옹호하는 사람이다.
나 역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소위 ‘재능러’ 들을 많이 만나왔고, 그들과 같이 경쟁하면서 좌절도 많이 겪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이렇게 말하면 노력도 안 해보고 그런 소리를 하느냐라고 하겠지만, 내가 반드시 지킨 원칙은 있다.
내가 재능이라고 생각하는 부류들보다 반드시 2시간 이상 더 할 것.
그리고 1년 이상 지속했을 때, 그럼에도 유의미하게 격차를 벌리지 못한다면 이것은 재능이라고 인정하기로 말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재능이라고 생각했던 친구들 단 한 명에게도 이기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가가서 허심탄회하게 질문했다.
친구로서, 경쟁자로서 정말 솔직하게 이야기해달라고.
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혹시 노력을 더 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더 한 적 없다고 자신의 양심을 걸고 이야기한다고 했으니 거짓은 아닐 것이다.
그 이후 나는 그들을 이기겠다는 생각은 뒤로 접어두고 그저 지속성을 가지고 무난한 노력을 해서 평범함의 수치에서는 뒤처지지 말자는 마인드로 살아갔다.
과학이 증명한 잔혹한 진실, 끈기조차 유전이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단지 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거나 통제했던 다양한 요인들이 너무 불안정하고 제멋대로인 것 아니냐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상황에서 능력치를 표준으로 설정하여 실험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납득이 갈 수 있는 유명 대학의 유명한 교수의 논문과 연구들을 인용한다.
현재는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고 믿고 있는 ‘1만 시간의 법칙’의 경우에는 2014년 브룩 맥나마라(Brooke Macnamara) 교수의 방대한 meta analysis를 통해 완벽히 논파되었다.
연구 결과,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의도적인 노력’이 즉, 내가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죽기 살기로 하는 그 노력이 실력의 차이를 설명하는 비율은 평균 12%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음악의 경우 21%, 스포츠 18%, 전문직 1% 등의 경우에서 말이다. 나머지 80% 이상은 유전자, 타고난 재능, 외부 요인 등이 결정한다는 것이 과학적 결론이다.
그리고 죽기 살기로 노력하는 것 자체가 재능이라는 점에서 행동유전학과 뇌과학 측면에서 로버트 플로민 교수는 무언가에 미친 듯이 몰입하고, 엉덩이를 붙이고 인내하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이른바 Grit(끈기) 조차 유전율이 40 ~ 50%에 달하는 타고난 재능임을 밝혀냈다.
이런 연구들은 내가 지어낸 이야기들이 아니다. 유명한 교수들이 실제로 밝혀낸 연구결과 데이터이며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연구 말고도 다른 논문과 연구들도 수도 없이 많다. 그중에서 일부만을 인용했을 뿐이다.
물론 반박하는 연구도 존재하지만, 미국에서의 정론은 이미 재능이 압도적으로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평범함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렇다면 노력은 필요 없고 그저 태어났을 때, 모든 것이 정해졌으니 타고났다면 잘 살아가고 타고나지 않았다면 그저 멍하니 가만있으라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나 또한 재능의 벽을 느끼고 좌절한 경험이 너무나 강렬하지만 결국 결론은 평범함의 미학 또한 아름답다는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며 잠들기 전 조금의 노력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주말에는 자기 개발에 힘쓰는 일상적인 계획을 보내고 있다.
이 자체의 삶이 나는 아름답다고, 훌륭하다고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 인생은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해갔다.
누구나 다 인정하는 기업과 최상위 1%가 되지 못하면 어떤가. 평범하게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곳에서 중위권에 머물도록 노력하면서 1%를 유지하기 위한 큰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는 것 또한 재능이자 특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