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초속 5센티미터》 줄거리 요약 및 리뷰

신카이 마코토 《초속 5센티미터》 줄거리 요약 및 리뷰

이번에 공유하고 싶은 작품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감성 애니메이션/소설인 초속 5센티미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줄거리

1.물리적 거리를 뛰어넘고자 했던 순수함

잦은 전학으로 외로움을 느끼던 타카키와 아카리는 초등학교에서 만나 서로 우정을 쌓아 나간다.

하지만 초등학교 졸업 직후 아카리가 도치기현으로 이사를 가며 헤어지게 되고, 이후 타카키마저 가고시마로 멀리 떨어지게 되면서 둘은 헤어진다.

타카키는 아카리를 더 볼 수 없기 전에 아카리를 다시 한번 보기 위해 홀로 밤 기차에 오르게 되고, 폭설로 인해 기차가 멈춰 서지만 밤늦게 도착한 역에 있는 난로에서 아카리는 타카키를 기다리고 있었고, 두 사람은 눈 내리는 벚나무 아래에서 키스로써 사랑을 확인한다.

2. 마음의 거리가 멀어지는 시기 

가고시마의 섬마을로 전학 간 타카키는 같은 학교의 여학생 ‘스미다 카나에’가 자신을 짝사랑하는 지도 모른 채 타카키와 같은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하지만 카나에는 항상 옆에 타카키가 있음에도, 그의 생각과 시선은 보이지 않는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카나에는 결국 타카키에게 고백도 하지 못하며 마음을 접게 된다.

3. 어른의 상실감과 홀로서기

도쿄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타카키는 이유 모를 허무함과 공허함 그리고 상실감 속에 살아간다. 다른 사람과의 연애도 해보지만 여전히 마음의 공백은 메워지지 않고, 결국 연인과 헤어지고 회사마저 그만두게 된다.

어느 봄날, 벚꽃이 흩날리는 철길 건널목에서 타카키와 아카리는 서로를 스쳐 지나가게 되고, 타카키는 무언가를 본 듯 곧바로 뒤를 돌아보지만 그 찰나 기차가 두 사람을 가로막는다.

기차가 지나간 후, 아카리는 이미 지나가고 없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을 바라보던 타카키는 비로소 미소를 띠면서 과거의 미련과 굴레에서 벗어났음을 깨닫고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간다.

“벚꽃잎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가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대사는 초속5센티미터를 대표하는 가장 핵심적인 구절이다.

처음 이 작품을 경험했을 때는 아는 것이 많은 학생이 알려주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부끄럽게도 말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책과 영상을 다시 보고 난 후의 저 문장은 확실히 가슴을 아리게 하는 결정적 대사가 아닐까 한다.

문장 자체는 정말 아름답거나 수려하다든지, 표현의 정수를 느끼게 해주는 그런 감동적 대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타카키와 아카리의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혀 이어지지 못하는 그 아련함을 표현하기에는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10대의 어린 학창 시절의 그 순수함의 결정체를 머금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결실을 너무나도 바랐다.

타카키와 아카리의 소박한 듯 진심이 묻어나는 애틋한 서로의 감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얼른 해피엔딩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감을 일으키며 결말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시키는 힘이 있다.

성인의 계산적 사랑에도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는 경우가 일상이기에 타카키와 아카리의 순수한 감정들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거리낌 없이 마음껏 사랑하는 모습만을 바라는 독자의 마음을 무참히 짓밟는 장면은 아프지만 결말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아카리가 전학을 가게 되고,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는 만큼 서로의 감정도 희미해져 가는 그 표현을 벚꽃이 떨어지는 시간에 비유한 작가의 섬세함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깊이가 느껴졌다.

서로 성인이 되고 직장을 가지게 되면서 안정적인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아가지만, 타카키는 알 수 없는 무한한 허무함이 찾아오고, 아카리는 이제 타카키라는 존재는 희미함을 넘어 기억에서 사라진 듯한 모습과 타카키가 아닌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암시하는 장면은 절망감을 선사했다.

천천히 멀어져 가는 거리감을 서로의 애틋함이 사라져 가는 모습으로 표현하는 묘사력과 초속5센티미터의 간격을 좁히고자 애쓰는 주인공의 간절함이 뭉클함을 자아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 있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우리 앞에는 아직도 너무나 큰 인생이, 아득한 시간이 가로놓여 있었다.”

조건 없이 서로만을 바라보면서 사랑할 수 있는 학생의 위치에서 거리의 벽에 막혀버리는 타카키와 아카리의 모습은 성인이 된 우리가 물질적, 거리적 벽은 허물 수 있지만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이제는 느낄 수 없는 모습과 대조된다.

우리는 호감 가는 상대방을 위해 식사를 대접하거나, 조금 거리가 멀더라도 경제적인 문제가 크게 없으니 말이다.

전철에서 내려 아카리와 키스하는 장면과 비어 있는 건물에서 추위를 견뎌가며 서로만을 의지한 채 속삭이는 두 명의 모습은 두고두고 생각날 장면이 아닐까.

“단지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슬픔은 쌓여간다. 햇볕에 말린 시트에도, 세면대의 칫솔에도, 휴대전화의 통화 기록에도.”

타카키는 잔잔하게 이 대사를 읊어가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 부분에서 정말 큰 공감대를 얻지 않았을까.

어릴 적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대학에서의 미친 듯한 경쟁을 통해서 소위 남들이 인정해 주는 기업에 가는 것만이 인생의 최우선적인 목표와 종착지로 여겨지는 현 세대의 관습에서 저 구절이 내뱉은 공감의 파동은 너무나 세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실적에 치이고 상사에 치이고 야근에 치이면서 퇴근을 하면 늦은 저녁.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곧바로 취침.

이 루틴의 무한 반복이 이어지다 보면 슬픔과 허무함 그리고 권태 등 여러 가지 부정적 영향이 나를 지배한다.

괜히 어질러져 있는 침대조차 우울해 보이고, 타지에서 혼자 양치를 하며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이 쓸쓸해 보이는 것처럼.

마치며..

초속5센티미터의 전체적인 톤은 아련함과 분홍빛. 그리고 벚꽃이었다.

어릴 적 잊어버렸던 몽글몽글하고 순수했던 사랑이 떠오르는 동시에 첫사랑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는 마음의 저릿함 또한 느끼게 한다.

무미건조했던 평소의 나날에 무뎌져 있던 감정을 설렘으로 만개하게 해주는 그런 작품이다.

책과 영화 모두 추천하고 싶은 명작이라고 생각한다.